R짱을 위해
로비 한쪽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사탕과 함께 기독교 서적을 비치해 놓고 있다. 그날은 [성경이란?], [만화 Mission], [성경_창조주버전], [5가지 사랑의 언어]가 놓여 있었다.
이는, 로비 의자에 앉아서 아이들을 기다리는 부모들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혹여 사탕을 먹으러 온 학생들 중에라도 누군가 책에 눈길이 가서 내게 질문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몇 년째 이 책이 뭐냐고 질문해 온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가끔 책이 흐트러져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로비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는 책을 뒤적거려 본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날은, R짱(초2)이 사탕을 입에 물고 [만화 Mission]을 펼치고 있었다. 너무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보다가 내려놓겠지' 싶어 큰 기대는 없었다. 그런데 점점 깊이 빠져드는 것 같았다. 사탕을 오물거리던 것도 멈추고 한 장 한 장 넘기고 있었다. 아빠가 '집에 가자'고 하는 소리도 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는 R짱 아빠가 방해하지 않길 바랐다. 그래서 얼른 R짱 아빠에게 말을 걸었다. 5월에 있을 연휴 기간에는 뭘 하는지, 가게 일은 힘들지 않는지… 나는 R짱이 책을 다 읽었는지를 슬쩍슬쩍 살피면서 계속 R짱 아빠랑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 긴 책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한 20분쯤 지났을 때 R짱은 책을 내려놓았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갔을까? 창조와 타락과 구원을 제대로 이해했을까? 곧 나에게 질문해 주면 좋겠다.
R짱이, 사람을 만드신 하나님에 대해서 궁금해하도록 기도해 주세요. 일상 생활 속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사건들이 자주 생기도록 기도해 주세요.
U상을 위해
U상은 현재 번역수업을 듣고 있다. 일본어로 된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여러가지 표현과 문법을 공부하는 중이다. 요즘 그 일본어 책에 '하나님, 예수님'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사실, 이 책은 출간된 책이 아니라, 1940년대부터 한국인과 결혼해서 한국에서 살다가 돌아가신 일본인 할머니가 남기신 글이다. 그 할머니의 손녀가 CSL튜터로서 U상과 대화하다가 이 글의 번역을 부탁했던 것이다.
나는 U상의 제안에 따라, 학생들에게 동의를 받고 이 글을 번역 수업의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내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손녀도(아버지를 비롯한 모든 친척 어른들 모두) 일본어를 모르기 때문에 그저 유품으로만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일본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남편을 만난 이야기, 그러다가 남편과 함께 한국에 온 이야기, 한국어를 몰라서 고생한 이야기, 일본이 한국을 점령한 이야기, 한국의 독립과 6.25전쟁 등의 이야기가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어서 공부도 되고 재미있었다.
그러다 최근에는 할머니가 교회에 가게 된 이야기가 등장했다. 그냥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라, 초창기 일본 교회의 설립과 일본인 목사님들의 실명도 기록돼 있고, 할머니와 성도들의 영적인 체험과, 교회 내의 복잡한 문제들도 상세히 묘사돼 있었다.
그러다보니, U상의 마음이 불편했던 것 같다. 같은 반 학생인 Y상과 자신을 함께 지칭하면서 "아무리 일본어로 적혀 있어도, 우리 같은 일본인들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전혀 몰라요, 우리는 교회 단어를 이해할 수 없어요, 우리는…"이라며 자주 흥분하곤 한다.
U상은 이 글의 내용을 고민하면서 이해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 이런 모습은 Y상(영접은 했으나, 이를 주위에 알리는 것을 어려워함_흔한 일본인들의 모습)을 곤란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물론 Y상도 영적인 사건들에 대해서 깊이 동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U상처럼 거부할 것까지는 없었기 때문이다.
번역은 이제 반을 좀 넘어섰다. 앞으로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끝까지 번역하게 될까? 지난주는 U상이 체념한 듯이 무덤덤하게 번역했다. 내용에 몰입해야 좋은 표현이 나오는데, 글자 번역만 하고 있는 듯 보였다. '내용은 잘 모르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모르는 것이라, 이해하고 싶지 않은 것이리라…
"...너희 몸에서 돌같이 굳은 마음을 없애고 살갗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주며, 너희 속에 내 영을 두어, 너희가 나의 모든 율례대로 행동하게 하겠다…" (에스겔 36:26-27)
하나님이 U상을 불쌍이 여기셔서, U상의 딱딱하게 굳은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하나님의 역사에 관심이 생길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선교한국어를 위해
[제5기 선교한국 교사훈련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1) 제가 요즘 체력이 많이 약해져 있는데, 견딜 수 있는 체력과 적당한 수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2) 그리고, 맡겨진 여러 일들을 짧은 시간에 처리할 수 있도록 지혜와 지식을 부어주시도록 기도해 주세요.
3) 훈련생 모두 도전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일본을 품는 기도>
오늘은 일본의 쓰레기 주택(ゴミ屋敷) 문제를 위해서 기도하길 원합니다.
일본 전 지역에는, 쓰레기를 치우지 못해서 이사를 가서도 집세를 계속해서 내고 있는 가정이 있다. 이렇게 쓰레기로 가득 채워진 주택을 "쓰레기 주택"이라고 한다.
쓰레기 주택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정신 질환, 발달장애, 알콜중독, 치매가 70%의 원인이다.
그리고 이웃과의 쓰레기 분리수거 문제로 생기는 트러블이 두려워서 쓰레기를 집안에 쌓아두는 경우도 있다.
이는, 자신의 문제를 나누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회의 폐쇄성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의 쓰레기 주택 문제를 위해 함께 기도합시다.
1) 집 안에 쌓인 쓰레기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생길 수밖에 없는 폐쇄적인 사회구조가 복음으로 변화되고, 이들이 자신의 삶을 오픈하고 주변의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2) 쓰레기 주택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의 병이 예수님을 통해 치유될 수 있도록
3) 지자체들의 쓰레기 주택 관련 정책이 규제 일변도에서 케어를 위한 정책으로 바뀔 수 있도록
4) 지역교회들이 쓰레기주택 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 주민들을 케어할 수 있도록
<기타 소식 및 다음 달 일정>
• 4/15(토, 12:00-15:00) 공원에서 부활절BBQ 전도 행사를 합니다. 날씨와 프로그램 위해 기도해 주세요.
• 4/22(토, 20:00)은 CSL 정기 기도회가 있는 날입니다. 기억하시고 함께 동참해 주세요.
Zoom으로 참석하시고자 하는 분은 홈페이지 메뉴의 '참여하기'를 통해서 정기기도회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 선교센터와 교회로 사용될 건물을 찾고 있습니다.
사역에 적합한 곳을 구하고, 비용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세요.
❤️ 후원 가족들의 기도와 헌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